광기 어린 살인 게임! <점성술 살인사건>의 작가 시마다 소지가 스코틀랜드 북부의 조용한 시골 마을을 무대로 쓴 미스터리 소설. 토막 연쇄 살인사건을 다루면서도, 흥건한 피 대신 싸늘하고 메마른 분위기를 살려 심리적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
잘짜여진 틀에서 작가에게 놀아나는 것만큼 즐거운 것은 없다고 누가 말했던가. 읽는동안 롤러코스터를 탄것마냥 즐거웠지만, 뒷맛은 쓰다. 요근래 읽는 소설들이 유독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신유희'를 읽고 다시한번 느낀건 사람이 무섭다는 것이다. 멋대로 상대를 알려는 의지도 없으면서 추측하고 배척하고 소문내고 무리를 만드는 인간들이란..
나는 시골을 좋아하지않는다. 나이가 들어서 산과 들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에서 전원생활을 한다던가 호수가 보이는 멋진 펜션이라던가 하는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거다 인적이 드문곳에서 일어나는 범죄라던가, 도시의 밝은 밤에서는 느낄수없는 태초의 어둠처럼 보이는 칠흑같은 밤의 공포라던가, 심심하기 이를데 없는지 남의 가정사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은 이웃이라던가 순박하다고 말하는 시골사람들 특유의 폐쇄성이라던가.. 그렇다고 도시 찬양파이냐. 그런것도 아니다. 전형적인 서울 촌뜨기인지라 내가 사는 동네주변밖에 잘 모르고, 네온사인이 번뜩이는 시간이 되면 술취한 것이 무슨 큰 특권이라도 된양 비틀거리는 취객이란 의외로 무서운 것이라는 것도 안다. 그래도 도시에 살고싶다고 생각하는건 그나마 '적당한 거리' 라는걸 지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나도 네게 신경쓰지않으니 너도 내게 신경쓰지마.. 랄까.. 난 아파트에서 산적이 없기에 아파트는 시골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감은 안난다 - 입소문이란 없는것도 막 만들어낸다는데 그런얘기를 들을때마다 무섭기 그지없다- 나같이 친화성이 강하지도, 만나자마자 반말트며 '몇살이냐고'물어오며 내 족보를 들추고 가족도 아니면서 '언니 동생 '하자는게 탐탁치않은 비사교적인 인간에게는 그나마 도시가 낫다 집을 사고 정착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아마 여기서 기인하는 걸지도..
어느 책에선가 책의 머리부분에 이런 일화가 등장한 적이 있었다
'한 사람을 가운데 놓고 원진을 짠다 . 둥그렇게 둘러선 사람들이 가운데 서있는 사람을 향해
'죽어!'
라고 외친다. 함께해도 좋고 각자 돌아가며 해도 좋다. 백번이 넘어가고 셀수없을 만큼 외친다 원안의 사람은 절대 도망칠수없게한다 외치면 외칠수록 점점 원을 좁혀간다 그러면..심약한 사람은 정말 죽는다. 자..그러면 우리는 둘러싼 사람에게 살인죄를 적용시킬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