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펴냄 <우부메의 여름>의 작가 교고쿠 나츠히코의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우부메의 여름>의 2편이다. 한밤중의 전철역, 한 소녀가 열차에 치었다. 유일한 목격자는 그녀의 친구.
교고쿠씨의 복잡한 소설치고 - 이분의 지식의 끝은 어디일까 싶을정도로 읽는내내 무언가에 관한 정의를 내린 문장을 보고 소름이 돋곤 했다. - 술술 읽히는게 신기했던 책 드라마 'trick'에서 본 초능력자와 마술사와 영능력자간의 갈등이랄까 하는걸 멋지게 정의내려주는 장면에서는 제대로된 읽기를 하지않으면 작가의 말을 맹신해 버리겠구나 싶은 두려움 마저 느껴진다.
우리 집은 꽤 닫힌 집안이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초등학교를 다닐때까지만 해도 라디오도 없었고. 음악은 tv 가요순위프로그램에서 듣는게 다였고 그나마도 정신건강을 해친다고 금지당해서 몰래보곤했었다 볼수있는 tv는 뉴스와 사극-부모님이 같이 본다는 전제하에- 정도라서 학교에 오면 유행하는 드라마이야기에는 낄수도 없었다. 그런데 중학교에 올라와 내 주변에 친구라고 모인 아이들은 정말 굉장했다.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예술분야에 재능을 지닌 이들에게 상당한 동경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내 친구들이 그랬다. 피아노에 바이올린에 그림을 잘그리는건 둘째치고 나는 알지도 못하는 먼 나라의 배우이야기나 영화이야기를 비롯해 그들의 주위에서는 늘 쉼없이 새로운 이야기가 샘솟는듯 했다. 햇빛이 비치지않아도 늘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나처럼 평범한 아이에게 언제 질려서 ' 우리 무리에 너같은 애는 필요없어' 라며 소외당하고 버려진다해도 이상할게 없다고 생각해서 함께 웃고있어도 늘 불안했다. 그래서 어느날은 물어보기로 했다 ' 왜 나랑 같이 노는거야? (난 너희처럼 특별하지 않은데..), 다른애들이 신기하게 생각하더라 ' 돌아온 대답은 놀랍게도 '네가 우리중에서 가장 특이하니까' 라는 대답이었다. 나는 놀리려고 한다는 생각에 어안이 벙벙해지다가 화를 냈는데 지금도 그게 농담인지 사실인지 모르겠다.
나는 그 당시에 느끼는 나의 불안감은 나만 그럴꺼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망량의 상자의 초반.등장하는 소녀와 그녀의 친구와의 이야기를 보며 그나마 그 불안했던 감정마저 나만의 것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에 어쩌면 나는 이다지도 평균스러운 인간인가..라며 안심10% 불만80% 미묘한기분 10% 정도의 기분으로 한숨 비슷한걸 내쉬었다.
좋은 책을 보고 뒤돌아 본 김에 펜이 기분에 따라 달려버렸다 다쓰고 나니 4쪽정도 되는 단편이다. 이대로 보면 자전적인 사소설밖에 되지않아 퇴고하고 고쳐보니 이건 씨실날실이 멋드러지게 섞이고 복선이 복선을 낫는 멋진 글이 아니라 무슨 환타지 소설같은 몽환적인 글이 되어버렸다 나중에 더 고치면 괴담같은게 되어버릴까봐 -_- 한계를 느낀다
쓰고쓰고 또 쓰고 읽고읽고 또 읽는 방법밖에
기억은 최소한의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기억이라는 도구를 통해 경험이 추억을 거쳐 성스러운 것으로 변화한다
추억은 이상이기 때문이다.
추억에는 노력과 책임이 뒤따르지만 차별적인 기억에는 그것들이 없다
따라서 추억한다는 것은 기술이다.
- 키에르케고르
이 말을 읽고 나의 기억과 내가 사랑했던 그의 기억이 달랐던 것에 대해 충격받고 내 사람 보는 눈에대해 실망하고 ,' 나는 그사람에게 그정도 밖에 안되었는가 '라며 자책하며 슬퍼했던 것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슬퍼졌다 이미 내게 성스럽게 변해버린 추억이, 그에게는 다르게 생각되었다해도 어쩔수없다는걸 받아들이게 되었달까..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라고해도 바람결에 들린 소식이라해도 많이 상처가 되었었나보다. 아직도 이따금 아팠던걸 보면.. 이해할수없었던 일을 이해하게 되니 다른 의미에서 슬퍼졌다